
1년 전, 저는 큰 결심을 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 기간은 딱 1년. 스스로를 다잡으며 하루 2~4시간씩 꾸준히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즈음 공부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 6시간씩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앞둔 3개월 전 10시간씩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합격’. 어느새 울긋불긋한 낙엽들이 시야로 들어왔고 시험을 치루고 시험장 정문을 나서는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열심히 했다'
하지만 자격증을 손에 쥐고 난 뒤, 저는 생각보다 훨씬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시장엔 이미 중개사들이 넘쳐났고, 실무 경험 없이 자격증 하나만으로 뭔가를 하기엔 너무 벽이 높았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디에 쓸 수 있느냐’는 것이라는 걸요. 요즘은 당근으로도 부동산을 직거래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배웠던 그 많은 지식들이 이 직을 수행하는데 정말 필요한 건가 싶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그 순간들은 열심히 살았던 내 모습을 추억하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격증, 많지만 ‘해자’는 없다?
사무직 출신의 많은 분들이 은퇴 후, 혹은 커리어 전환을 위해 자격증에 도전합니다.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사회복지사, 심지어 한식조리기능사까지… 하지만 많은 자격증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맥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특히 ‘사무직 중심’ 자격증은 해자(진입장벽)가 약합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그래서 더 경쟁이 치열하죠.
‘따기 쉬운 자격증 = 먹고살기 쉬운 자격증’은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기술직 자격증, 아직도 기회는 있다!
반면에 기술직 자격증, 특히 전기기능사 같은 자격증은 아직도 수요가 탄탄합니다. 2023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전기기능사 자격자 취업률은 무려 58.1%에 달합니다. 이는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기술자’로서 현장에서 인정받는 수치입니다. 전기안전관리, 아파트 관리, 설비 점검, 각종 유지보수까지—전기는 어떤 공간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여전히 “쓸모 있는 자격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기기능사, 공부는 얼마나 해야 할까?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전기기능사, 어려운 거 아니에요?” “비전공자인데 가능한가요?” 답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전기기능사는 ‘독학 합격률’이 높은 자격증 중 하나로 꼽힙니다. 평균적인 합격 공부시간은 약 200~300시간 정도입니다.
하루 2시간씩 공부하면 약 4~5개월이면 준비할 수 있는 수준이죠.
- 필기과목: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설비기준 등
- 실기: 단답형 이론 + 간단한 도면 해석
물론 처음에는 낯선 용어와 공식에 당황할 수 있지만, 기본 개념만 잡히면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전기공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문제 없습니다.
시중에 좋은 교재와 강의도 많고,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합니다. 시다로 들어가서 일하면 사장이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과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하죠. 서로를 경쟁자라 생각하는 공인중개사들의 생리와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 다시 생각해 본다면
공인중개사를 준비했던 제1년이 후회된다는 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도 있고, 지금도 부동산 시장을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다시 1년을 투자할 수 있다면, 저는 ‘현실적인 기술’에 더 집중할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시장에 니즈가 있고, 내가 그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자격증 말이죠. 기술직 자격증이야말로 그 해자를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딜 수는 있지만 꾸준히 실무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새 “내 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제가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임장가이드라든지 아파트 물건 분석자료만으로도 충분히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 우리는 '자격증'이라는 간판 혹은 타이틀에 연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년 전 저도 그렀고요.
마무리하며
자격증은 어디까지나 ‘도구’ 일뿐입니다. 그 도구가 나의 방향성과 맞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본인이 40이 넘었다면 도전하는 것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50이 넘었다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문제가 심화되고 있고 그리고 그런 심화된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이 직에 어울리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고상하게 공부했던 분들은 더욱더 중개일이 힘들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자격증이 필요한지 의문이 듭니다. 이 업은 보험영업, 자동차영업과 다름없습니다. 영업입니다. 본인의 영업력에 따라 돈을 벌고 평가를 받습니다. 영업하기 위해 자격증도 필요 없죠. 공인중개사 자격증 자체가 왜 필요한지 의문스럽습니다.
만약 지금 자격증 공부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현실과 시장의 흐름을 꼭 한 번쯤은 살펴보세요. 요즘 뉴스를 보면 부동산은 '일본'을 얘기합니다. 한국도 이제 부동산은 끝물인 건가요? 선진국의 부의 형태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을 안 하고 더욱 심란한 건 결혼도 안 합니다. 좀 더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전기기능사를 공부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전기는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한자로 銅(구리동) 자의 뜻을 풀어보면 금과 같은 것이라고 하고 일본어로는 옛날에 '아카가네'라고 했습니다. '붉은 돈'이라고 했죠. 이름에서부터도 구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지 않나요?
은퇴 후에도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직을 선택하기 위해 맹목적 '자격증'따기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사회현상 그리고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제2의 직업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공유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금융꿀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요사키가 금 대신 은을 외친 이유, 실물 은 투자 방법은? (2) | 2025.04.04 |
---|---|
매달 50만원으로 12년 후 우리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진짜 교육비’는? (1) | 2025.03.25 |
2024년 결혼·이혼 데이터: 한국인과 가장 잘 맞는 외국인은? (1) | 2025.03.21 |
매일 이자 받아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장 가성비 좋은 예테크 상품은? (2) | 2025.03.20 |
라스트 미닛! 반값에 떠나는 시간이 내 것이 되는 순간 (3) | 2025.03.20 |